절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의 하루는 우리 일반인들과는 사뭇 다른 일과로 구성된다. 템플스테이도 해보지 않아서 불교 사찰을 다녀도 스님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어서 궁금해진다. 법문을 외우는 모습만 본 것 같다. 스님들은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수행과 명상, 그리고 다양한 사찰 업무를 병행하며 살아간다. 절에서의 생활은 단순하지만 깊은 의미를 지니며, 수행을 통해 마음을 닦고 깨달음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글에서는 스님들의 하루 일과를 중심으로 절에서의 생활이 어떠한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새벽을 여는 예불과 좌선
스님들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보통 오전 3시 30분에서 4시경에 기상하며, 하루의 첫 의식인 새벽 예불(晨朝禮佛)을 올린다.
1) **새벽 예불(晨朝禮佛)** 새벽 예불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의식 중 하나로,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경전을 독송하며 수행의 마음을 다지는 시간이다. 대웅전에서 목탁 소리와 함께 경문을 낭송하며, 불법(佛法)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2) **좌선(坐禪) 수행** 예불이 끝나면 좌선(坐禪, 참선)을 한다. 좌선은 가부좌를 틀고 고요히 앉아 마음을 가다듬는 수행으로, 번뇌를 가라앉히고 깊은 집중을 경험하는 시간이다. 초심자들은 처음에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수행하지만, 숙련된 스님들은 수시간 동안 좌선을 하기도 한다.
2. 아침 공양과 청소
스님들은 검소한 식사를 통해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 불교에서 식사는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니라 수행의 일환으로 여겨지며, 음식을 대하는 태도 또한 매우 엄격하다.
1) **발우공양(鉢盂供養)** 아침 공양은 전통적인 방식인 발우공양(鉢盂供養)으로 진행된다. 발우란 스님들이 사용하는 공양 그릇을 의미하며, 한 그릇에 모든 음식을 담아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다. 식사 전후로는 ‘공양게(供養偈)’를 읊으며, 음식이 단순한 육체적 충족이 아니라 수행을 위한 것임을 되새긴다.
2) **청소와 노동 수행** 공양 후에는 사찰 내외를 청소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스님들은 환경을 정리하며 자신의 마음도 깨끗이 닦는다는 수행의 자세로 임한다. 절에서는 ‘일하는 것도 수행이다’라는 가르침을 중요하게 여기며, 노동을 통해 겸손과 인내를 배운다.
3. 오전 공부와 불경 독송
아침 일과를 마친 후에는 불교 경전을 공부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불교에서는 배움을 수행의 중요한 과정으로 여기며, 경전을 통해 깨달음의 길을 닦는다.
1) **불경 독송(讀誦經典)** 스님들은 대승경전, 반야심경, 법화경, 금강경 등 다양한 불경을 독송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익힌다. 독송을 통해 경문의 뜻을 이해하고, 반복적인 낭독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행의 마음가짐을 키운다.
2) **강의 및 토론** 사찰에서는 스님들끼리 불교 철학과 수행 방법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도 가진다. 불교 사상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경전 강의를 듣고,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수행의 방향을 정리한다.
4. 점심 공양과 오후 수행
점심 공양 후에는 다시 수행과 사찰 업무를 진행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오후에는 개인적인 수행과 사찰의 운영을 돕는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진다.
1) **오후 공양** 점심 공양은 아침 공양과 마찬가지로 검소하게 진행되며, 오후 12시를 넘기면 음식을 먹지 않는 ‘불식(不食)’ 수행을 따르는 경우도 있다. 특히 선종(禪宗) 계열의 스님들은 오후 공양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 **개인 수행 및 독서** 오후에는 각자의 수행에 집중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참선, 독서, 불경 필사 등을 하며 자신만의 수행을 이어간다.
3) **사찰 업무** 절의 운영을 위해 스님들은 다양한 업무를 분담한다. 신도들을 맞이하고 상담을 하거나, 법회를 준비하고, 사찰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일도 수행의 일부이다.
5. 저녁 예불과 하루 마무리
해가 지면 저녁 예불을 올리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저녁 예불은 하루 동안 수행한 내용을 돌아보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식이다.
1) **저녁 예불(晩禮佛)** 새벽 예불과 마찬가지로 저녁 예불에서도 경전을 독송하고, 부처님께 공경을 표한다. 하루 동안 쌓인 번뇌를 씻어내고, 다음 날의 수행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2) **사경(寫經)과 명상** 저녁 예불 후에는 사경(寫經, 경전을 손으로 직접 쓰는 수행)이나 명상을 통해 하루를 정리한다. 사경은 집중력을 기르고 경전의 의미를 깊이 새기는 수행법으로, 많은 스님들이 꾸준히 실천한다.
3) **취침과 다음 날을 위한 준비** 일반적으로 오후 9시경이면 모든 일과가 끝나며, 스님들은 이른 취침을 통해 다음 날 수행을 준비한다.
6. 결론 –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삶
스님들의 하루는 단순하지만 매우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행과 노동, 신도들과의 교류를 통해 깊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절에서의 생활은 규칙적이며 절제된 삶을 통해 욕망을 다스리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현대 사회에서 바쁘고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스님들의 삶은 단순함 속에서 오는 행복과 깨달음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